인천 도심의 대형 복합쇼핑몰에서 대낮에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해 다수의 사상자가 나온 가운데, 피의자가 범행 직전까지 국가의 집중 관리·감독을 받던 전자발찌 착용 대상자로 확인됐다. 주무 부처인 법무부가 사과와 함께 조사 방침을 내놓았으나, 관리 체계의 치명적 허점이 드러나며 대중의 공분이 들끓고 있다.
대낮 쇼핑몰서 무차별 칼부림… 8명 부상·20대 여성 위중
13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0분께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소재 홈플러스 지하 식당가 인근에서 남성 A씨가 시민들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
이 사건으로 마트와 입점 시설을 이용하던 시민 8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으며, 피해자 중 20대로 추정되는 여성 1명은 심정지 상태로 인근 의료기관으로 긴급 이송돼 응급수술을 받고 있다. 경찰은 현장에서 A씨를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긴급 체포하고 구체적인 범행 경위를 캐고 있다.
“사건 당일도 보호관찰관과 면담·식사”… 구멍 뚫린 관리망
충격적인 점은 피의자 A씨의 이력과 범행 직전의 행적이다. A씨는 과거 살인미수 범행으로 실형을 살았던 인물로, 오는 2029년까지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은 상태였다.
A씨는 사건 당일 오전에도 관할 보호관찰소를 찾아 외부 전문가 중독 상담을 받았으며, 담당 보호관찰관과의 면담에 이어 낮 12시 30분까지 함께 점심 식사를 마쳤다. 그러나 국가 기관의 대면 지도를 마친 지 불과 1시간여 만에 흉기 난동 현장으로 향한 것으로 확인돼 국가 감독 체계가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다는 비판이 터져 나오고 있다.
법무부 “준수사항 위반 없었다” 해명에… “전형적 면피” 여론 빗발쳐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정부 차원의 입장 표명이 이어졌다. 법무부는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전자감독 대상자의 흉기 난동 사건으로 국민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사건 경위와 관리 과정 전반을 엄중히 조사하고 지도감독 시스템을 전면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무부 관계자가 “A씨는 2019년 전자감독 개시 이후 지속해서 지도를 따랐고, 당일에도 약물 복약 검사 정상 판정 및 전자장치 훼손이나 준수사항 위반이 없었다”는 취지의 설명을 덧붙이면서 여론의 불길은 더욱 거세졌다.
A씨가 불과 지난달 인천의 한 병원 인근에서 흉기를 지니고 있다가 경찰에 입건돼 조사를 받은 전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형식적인 규정 준수만을 앞세워 실질적인 재범 위험성을 제어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시민사회와 온라인 공간에서는 “점심까지 같이 먹고 지난달 흉기로 입건된 사람을 그대로 풀어둔 것이냐”, “위반 사항이 없었다는 말로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는 분노 섞인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무차별 범죄를 막아야 할 정부의 감시망이 뚫리면서, 고위험 강력범죄 전과자에 대한 사후 관리 및 치안 시스템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쇄신을 요구하는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