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이재명 정부, 국민연금 182조 손실

2026년 10월 19일   김주영 에디터

국내 자본시장을 덮친 기록적인 약세장 속에서 시장의 핵심 버팀목이자 ‘큰손’ 역할을 해온 국민연금이 불과 100여 일 만에 200조 원에 육박하는 천문학적인 평가손실을 떠안은 것으로 드러났다. 거센 외국인 매도 공세 속에서 안전판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는 비판과 함께, 국민의 노후 자산마저 폭락장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515조서 333조로 급감… 석 달 반 만에 182조 증발

18일 금융정보기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했다고 보고한 주요 상장사(287개 사)의 지난 15일 기준 주식 보유 평가액은 약 333조 5,330억 원으로 추산됐다.

지난 6월 말 집계 당시 이들 종목의 평가 총액이 515조 9,293억 원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3개월 반 만에 182조 3,963억 원(35.3%)의 자산 가치가 허공으로 사라진 셈이다.

국민연금의 분기 기준 주식 평가액이 마이너스 전환을 기록한 것은 2024년 4분기 이후 7분기 만이며, 단일 손실 규모로는 역대 최고 수준에 달한다. 특히 지난 2분기(4월 1일~7월 6일) 동안 189조 원에 달하는 전례 없는 수익을 거뒀던 것을 감안하면, 단 한 분기 만에 이를 전액 반납한 모양새다.

반도체 ‘투톱’ 급락 직격탄… 전체 손실의 72% 집중

이번 대규모 평가손실의 핵심 원인은 그간 수익을 견인해왔던 대형 반도체주의 가파른 하락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서만 각각 56조 8,710억 원, 74조 2,261억 원 등 총 131조 971억 원의 마이너스가 발생했다. 이는 국민연금 전체 손실액의 무려 71.8%에 이른다.

해당 기간 삼성전자의 주가는 33만 4,000원에서 21만 원으로 밀려났고, SK하이닉스는 265만 원에서 126만 2,000원 선까지 주저앉았다. 국민연금은 현재 두 기업의 지분을 각각 7.84%, 7.32% 쥐고 있다. 이외에도 SK스퀘어(-10조 8,698억 원)와 삼성전기(-7조 5,914억 원) 등 주요 계열사들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조사 대상 287개 종목 중 176개 종목에서 평가 손실이 발생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지분율 확대(6.03%→7.14%)와 주가 급등(9만 4,900원→15만 5,000원)에 힘입어 9,041억 원의 평가익을 냈으며, 에쓰오일(7,107억 원), LG에너지솔루션(5,808억 원), 한화솔루션(4,347억 원) 등 일부 종목은 선방했다.

포트폴리오 재편… 코스닥 비중 줄이고 방어주 늘려

국민연금은 하락장 속에서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재편했다.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종목 수는 6월 말 270개에서 10월 15일 기준 274개로 큰 차이는 없었으나 종목 교체가 활발히 이뤄졌다.

자이에스앤디(9.31%), 파마리서치(7.94%), DN오토모티브(7.08%), 고려아연(5.48%) 등 17개 종목이 5% 이상 보유군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반면, LG디스플레이, 글로벌텍스프리, 한스바이오메드 등 13개 종목은 지분 매각 등으로 명단에서 제외됐다.

아울러 GS건설(7.82%→12.88%), 현대해상(9.42%→12.37%), 빙그레(6.47%→9.37%) 등 방어적 성격의 전통 제조업 및 금융주 비중을 대폭 늘린 반면, 파라다이스(12.33%→8.39%), 삼성바이오로직스(10.27%→6.56%), 미래에셋증권(7.23%→6.19%) 등은 지분을 축소했다.

특히 코스닥 시장에서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국민연금이 지분을 줄인 82개 종목 중 코스닥 상장사는 21개에 달했다. 상반기 정부의 중소·성장주 활성화 기조에 맞춰 편입했던 대주전자재료(7.67%→6.27%), 코스메카코리아(12.99%→10.91%), 덕산하이메탈, 올릭스 등 소부장·바이오·화장품 기업의 주식을 대거 차익 실현 및 손절매하며 비중을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 관계자는 “대외 긴축 및 글로벌 기술주 조정 여파로 대형 기술주 편중이 심했던 국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이 극대화됐다”며 “국민 노후 자금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리스크 관리와 운용 다변화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한층 커질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