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스트리밍 서비스 등 콘텐츠 제작 업계에 5조원의 손해를 입히고 있는 불법 영상물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가 드디어 꼬리를 내렸다.
이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정부가 관련 부서를 창설하고 대응에 나서자 그동안 유지하던 태도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
누누티비는 자신들이 불법으로 제공하고 있는 영화 드라마 동영상 자료 일부를 삭제하겠다고 발표했다.
23일 누누티비 운영진은 자신들의 사이트에 ‘국내 OTT / 오리지널 시리즈 전체 자료 삭제 안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운영진은 게시물을 통해 “최근 누누티비에 대해 이슈가 된 국내 OTT 오리지널 시리즈와 관련한 모든 동영상을 일괄 삭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삭제 대상 영상물은 웨이브, 쿠팡플레이, 왓챠, 티빙, 시즌 등 국내 OTT 서비스가 제작, 유통을 맡은 국내 오리지널 모든 시리즈였다.
예를 들면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약한영웅 Class 1’, 티빙 오리지널 연애 예능 ‘환승연애2’,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드라마 ‘판타G스팟’ 등이 이런 케이스에 해당하므로, 이제부터 누누티비에서는 위와 같은, 국내 제작 유통 작품들을 볼 수 없게 된다.
누누티비 운영진은 “국내 OTT 피해에 대해 어느 정도 수긍한다. 앞으로 자료 요청 또한 국내 OTT 관련 모든 자료는 처리하지 않겠다”며 “삭제 시점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으나 금주 내로 모든 자료를 삭제할 예정”이라고 적었다.
또 “국내 OTT에 대한 저작권 보호 또한 강화할 예정이며 필터링 또한 적용할 예정이다. 필터링 적용을 희망하는 자료가 있는 경우 국내 OTT 관계자분들께선 고객센터 이메일로 연락주시면 협조하겠다”며 “단 저작권 대리인은 불가하다”고 말했다.
누누티비가 국내 OTT 업체들의 피해에 공감하겠다고 말은 했지만, 일각에서는 이 행동이 국내 정부의 처벌을 피하기 위한 일시적인 방침일 뿐이라는 지적이 있다.
왜냐하면 해외 OTT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나 디즈니 플러스에 대한 언급은 없으므로, 넷플릭스 ‘더 글로리’나 디즈니 플러스 ‘카지노’ 같은 국내 제작 해외 유통 콘텐츠의 경우 계속 불법 유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아직 영상물이 삭제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삭제를 할 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누누티비는 2021년부터 각종 불법 콘텐츠 유통을 하며 불법 도박 배너 광고로 돈을 벌었다.
관계자 발언에 따르면 “누누티비의 총 동영상 조회수가 약 15억3800회에 이러 국내 OTT 보다 많은 방문자수를 기록했다”라고 한다.
웹 트래픽 분석 사이트 시밀러웹을 보면 수차례 바뀐 누누티비 접속 주소 중 하나인 ‘noonoo28.tv’의 누적 방문자 수는 2900만명이나 된다. 합법 동영상 OTT 사이트 티빙 누적 이용자 수 1400만명, 웨이브 1000만명 보다 약 2~3배 많은 수준이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상필 MBC 법무팀 차장은 “누누티비로 인한 국내 영상 업계의 피해 규모는 조회수와 VOD를 고려해 단순 계산했을 때 4조9천억원으로 추정된다”라며 “콘텐츠 부가판권과 해외 수출 등을 고려하면 피해액은 훨씬 커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누누티비 운영자는 해당 콘텐츠 유통이 불법이 아니냐고 묻는 사람에게 “파라과이에서는 합법”이라고 당당히 대답하기도 했다. 당연한 소리지만 이건 거짓말이다.
파라과이에도 저작권법이 존재하며, 베른 협약 가입국이라 다른 협약 가입국의 저작권을 보호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또 파라과이도 인터폴 가입국이기 때문에 해외 공조 수사를 통해 한국에서 누누티비를 처벌할 수 있다.
이처럼 거짓말을 일삼던 누누티비 운영진도 국내에서 처벌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일어나자 동영상을 삭제하겠다며 꼬리를 내린 것이다.
또 지난 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그동안 주 2회 실시됐던 누누티비 인터넷 주소 차단을 이번 주부터 앞으로 매일 진행할 예정이다.
김필환 에디터 <제보 및 보도자료 help@goodmakers.net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 출처=누누티비, 온라인 커뮤니티